삶의이야기

이월에서....

바람소리 0 6333
봄의 시작이 매복하는 이월
새로움을 숨기고 있는 시간속에서
이른 생명들은 새싹을 피워됩니다.

기분좋은 하루를 보냈습니다.

오늘아침 밤새내린 눈을 보기위해
베란다를 한참 서성이고 있었는데
약 10달동안 베란다 한쪽 귀퉁이에서
숨죽여 지내던 사물이 불쑥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죽은줄 알았었던
그 대상에게서
초록의 기운이 감돌기 시작하더군요.

바로, 수선화가 새싹을 피웠습니다.
아무런 관심을 주지도 않았는데 화분 2군데에서
새싹들이 새록새록 올라오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얼마나 주인에게 알리고 싶었을까요.
아마도 무언의 메세지를 보낸것이 저에게 전해졌는가 봅니다.
황급히 퍼석퍼석한 흙에 물을 주고
그동안 주지 못했었던 관심을 잠시나마 쏱아 주었습니다.

이 작은 한가지가
오늘 기분을 내내 즐겁게 했습니다.

이제 봄의 시작과 함께
수선화가 선물해줄
하얀 꽃의 향연을 이기적으로 기다려야 겠군요.

그동안의 관심을 많이 가져주지 못한 죄로
다시 꽃을 볼때까지 막연한 기다림의 시간을 가져야 겠습니다.

이 시간은 설레임의 시간입니다.
즐거움의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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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선화에게(정호승)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숲에서 가슴검은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안자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 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 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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