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이야기

봉우리

바람소리 0 8268
조용히 비가 내리던 밤에
가슴속으로 들어와 버린 노래다.

조용한 찾집에 앉아
좋은 사람과 아무말 하지 않고
눈만 깜밖거리고 있어도
서로 마음이 통하게 만들것만 같은 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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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기 "봉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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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손을 들어 가리키지
높고 뽀족한 봉우리만을 골라서
내가 전에 올라가 보았던 작은 봉우리 얘기 해줄까?
봉우리...
지금은 그냥 아주 작은 동산일뿐이지만
그래도 그때 난 그보다 더 큰 다른산이 있다고는 생각지를 않았어
나한테는 그게 전부였거든...
혼자였지
난 내가 아는 제일 높은 봉우리를 향해 오르고 있었던거야
너무 높이 올라온 것일까?...
너무 멀리 떠나온 것일까?....
얼마 남지는 않았는데...
잊어버려!
일단 무조건 올라보는거야
봉우리에 올라서서 손을 흔드는거야 고함도 치면서
지금 힘든것은 아무것도 아냐
저 위 제일 높은 봉우리에서 늘어지게 한숨잘텐데 뭐....

허나 내가 오른곳은 그저 고갯마루였을뿐
길은 다시 다른 봉우리로
이봐 고갯마루에 먼저 오르더라도
저기 부러진 나무등걸에 걸터앉아서 나는 봤지
낮은데로만 흘러 고인 바다
작은 배들이 연기 뿜으며 가고


뒤돌아서서 고함치거나
손을 흔들어 댈 필요는 없어
난 바람에 나부끼는 자네 옷자락을
이 아래에서도 똑똑히 알아볼 수 있을테니까말야
또 그렇다고 괜히 허전해 하면서
주저앉아 땀이나 닦고 그러지는 마
땀이야 지나가는 바람이 식혀주겠지 뭐...
혹시라도 어쩌다가 아픔같은 것이 저며 올때는
그럴땐 바다를 생각해
바다....
봉우리란 그저 넘어가는 고갯마루일 뿐이라구...

하여, 친구여 우리가 오를 봉우리는
바로 지금 여긴지도 몰라
우리 땀 흘리며 가는 여기 숲속의 좁게 난 길
높은 곳엔 봉우리는 없을지도 몰라
그래 친구여 바로 여긴지도 몰라
우리가 오를 봉우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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