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우니까 사람이다.
바람소리
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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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31 11:14
정호승 詩, 이지상 曲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그대 울지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 견디는일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내리면 눈길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속을 걸어라
갈대숲속에 가슴검은 도요새도 너를 보고있다
그대 울지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가끔씩 하느님도 눈물을 흘리신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산그림자도 외로움에 겨워 한번씩은 마을로 향하며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서 우는 것도
그대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그대 울지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
공연이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그대 울지마라
산그림자도 외로워서 마을로 내려올 즈음 국사봉 언덕을 내려가며 귀가를 서두른다.
하느님도 외로워서 가끔 흘리신다는 눈물을 생각하며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외로운 일인지를 곰곰 생각한다.
채워질 듯 채워질 듯 그러나 내 인생의 한 순간도 채워본 적이 없었던 공허함을 스스로 희망이라 위안하며 살았지만
그것조차도 나의 모진 집착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의 외로움은 얼마나 컸는지 모른다.
어느덧 나이가 들어가고, 생활의 삶에서 서서히 생존의 삶으로 바뀌면서부터
그나마 가지고 있던 자존심도 무너지고 또 가져야 할 솜털만큼의 희망이란 말도 내 것이 아님을 알았을 때 엄습해오는 두려움 같은 것들.
문득 수선화 한 송이를 사고 싶다.
발길을 돌려 약수터 삼거리 꽃집을 향한다.
저녁 햇살에 우울하게 피어 있는 아무도 사가지 않는 가엾은
수선화 한 송이를 사들고 ‘브라더스 포’의 노래를 잠시 떠올린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말아야겠다.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고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야 하겠다.
세상의 외로움을 숨죽여 견디며 시든 꽃처럼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들을 위로하기 위해 나는 오늘도 노래부른다.
‘외로우니까 사람이다’라고.
출처(이지상님 홈페이지) - 음반구입가능
http://www.poemsong.pe.kr/